사법시험 출제위원을 하며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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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출제위원을 하며 느낀 것 (5)
시험을 통해 법조인을 선발한다는 것의 의미와 책임.
법과 인간2026년 6월 1일약 2분, 연재: 사법시험 출제위원을 하며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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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을 선발한다는 것
출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자주 떠올린 단어는 책임이었다.
시험은 사람을 선발한다. 그리고 그 선발은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 합격한 사람이 내일의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될 수 있다. 그들은 앞으로 수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법조인을 선발하는 일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다. 공공의 책임이 포함된 과정이다. 시험의 결과는 개인의 성공과 실패를 넘어, 사회가 어떤 법조인을 원하는지를 드러낸다.
나는 출제위원으로 참여할 때마다 공정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정한 사람에게 유리해서도 안 되고, 특정한 사람에게 불리해서도 안 된다. 시험은 가능한 한 공정해야 한다. 공정함은 숫자로만 증명되지는 않지만, 공정하지 않은 시험은 분명히 느껴진다.
수험생을 대할 때도 같은 마음이었다. 시험장에 들어선 사람들은 각자의 시간과 노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을 평가하는 일은 가볍게 할 수 없다. 채점을 하며 나는 종종 수험생 한 명 한 명의 글을 존중해야 한다고 느꼈다.
물론 완벽한 시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문제든 누군가에게는 유리하고 누군가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공정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는 늘 더 나은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
법조인을 선발한다는 것은 좋은 성적을 받은 사람을 고르는 일만이 아니다. 법의 언어로 문제를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판단하며, 타인의 주장을 공정하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시험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도구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 너머에, 좋은 법조인은 결국 좋은 인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나는 오래 품어왔다. 법을 아는 것과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시험이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런 가능성을 가진 사람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출제위원의 역할을 마치고 나서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시험은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시험을 통해 들어온 사람들이 법의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그 판단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오랜 시간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시험을 선발의 도구로만 보지 않는다. 사회가 법조인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되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 질문에 답하는 일이 출제위원의 책임이며, 내가 오랫동안 품어온 생각이기도 하다.
시험이라는 제도는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그러나 그 제도를 다루는 사람들이 책임을 잊지 않는다면, 시험은 여전히 의미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 법조인의 출발점을 함께 고민하는 일, 그것이 출제위원에게 남는 마음이다.